경기도 의정부시 호원초등학교 재임 중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고(故) 이영승 교사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진 학부모의 자녀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악성 민원 학부모의 신상을 폭로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촉법나이트'는 호원초 이 교사에게 수백만원을 받은 학부모의 자녀이자 '페트병 사건' 당사자인 A씨가 최근 SNS에 올린 입장문을 지난 2일 공개했다. 이 입장문을 보면 A씨는 먼저 "얘들아 나 괜찮아. 일단 결론을 말하면 기사와 인스타그램에 떠도는 이야기는 다 거짓이야"라고 글을 시작했다.
A씨는 이어 "비계(비공개)로 바꾸고 스토리도 내린 이유는 절대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이 사건에 진실도 모르는 사람들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나, 내 주변 지인들 너희들이 피해를 봐서 다 내리고 숨긴 것"이라며 "또 우리 대학교도 나 때문에 인스타그램 계정 테러당해서 내 SNS를 막았다. 날 믿는다면 그렇게 알고 있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우리 집 명예훼손 한 사람에 대해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 엄빠(엄마 아빠)를 비롯한 지인들 다 훌륭하신 판검사분들이라 잘 풀릴 것"이라며 "(나에게) 괜찮냐고 DM(다이렉트 메시지) 해주고 전화해줘서 너무 고맙다. 항상 다 기억하고 있다. “혹시 이 사건으로 피해 본 내 친구들한테 너무 미안하다. 연락 달라. 한번 만나자"고 글을 마쳤다.
A씨는 2016년 호원초 재학 당시 수업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 손을 다친 당사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A씨 측은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번에 걸쳐 보상금을 받았는데도, 담임 교사였던 이 교사에게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해 치료비 명목으로 월 50만원씩 총 8차례에 걸쳐 모두 400만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교사는 결국 2021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이런 사건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공분을 사자 온라인상에서는 A씨와 A씨 부모의 실명, 사진 등 신상정보가 확산했다. A씨가 다니는 대학이나 A씨 학부모의 직장으로 몰려가 항의를 한 네티즌들도 많았다. 학부모가 근무했던 북서울농협은 논란이 커지자 사과문을 내고 대기발령 및 직무 정지 조치를 하기도 했다.
A씨의 반박이 사실인지는 향후 경찰 조사에서 밝혀질 전망이다. 경기도교육청은 "학부모 3명이 이 교사를 상대로 악성 민원을 제기해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하고 업무방해를 했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이 교사의 휴대폰 2대를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학부모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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